장기요양인정서를 받아보면 등급 옆에 ‘복지용구’라는 항목이 같이 적혀 있습니다. 처음 받아든 분들은 대개 그냥 넘겨요. 그런데 이게 해마다 160만원어치까지 대부분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해주는 제도입니다. 어머니 침대가 낡아 바꿔야겠다 싶어 사비로 전동침대를 사고 나서, 몇 달 뒤에 “그거 빌려주는 건데” 하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정말 흔합니다. 무엇이 되고, 얼마를 내고, 어디서 받는지 정리했습니다.
등급이 있어야 시작됩니다
복지용구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가급여에 속합니다. 그러니까 장기요양등급을 먼저 받아야 해요. 1등급부터 5등급, 인지지원등급까지 모두 대상이고, 등급 숫자에 따라 품목이 달라지지도 않습니다. 5등급이라고 휠체어를 못 빌리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등급 신청 자체가 아직이라면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과 판정 기준 쪽을 먼저 보시는 게 순서에 맞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대목이 있어요. 재가급여라는 말은 집에서 지내는 동안 쓰는 급여라는 뜻입니다. 요양원에 입소해 있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복지용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걸 모르고 병원에 계신 아버지 쓰시라고 침대를 대여했다가 급여가 안 붙어 낭패를 본 사례가 실제로 있어요.
한 해 160만원, 내 돈은 15%
한도는 수급자 한 사람당 연 160만원입니다. 공단이 내주는 금액과 본인이 내는 금액을 합친 액수예요. 그러니까 “160만원을 지원받는다”가 아니라 “160만원어치까지 급여로 처리된다”에 가깝습니다.
기준이 되는 1년은 달력과 다릅니다. 1월 1일이 아니라 장기요양인정 유효기간이 시작된 날부터 1년씩 끊어요. 3월에 등급이 나왔으면 다음 해 2월까지가 한 해분입니다. 이걸 1월 기준으로 착각해서 남은 한도를 놓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 구분 | 본인부담률 | 160만원 전액 소진 시 본인 부담 |
|---|---|---|
| 일반 수급자 | 15% | 24만원 |
| 보험료 감경 대상(40% 감경) | 9% | 약 14만 4천원 |
| 보험료 감경 대상(60% 감경) | 6% | 약 9만 6천원 |
| 의료급여 수급권자·기초생활수급자 | 0% | 없음 |
한도를 넘긴 금액은 전액 본인이 냅니다. 그래서 급한 품목부터 순서를 정하는 게 요령이에요. 침대와 매트리스를 같은 해에 몰아서 처리하면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18개 품목, 사는 것과 빌리는 것
급여 대상은 모두 18개 품목입니다. 사는 것 10개, 빌리는 것 6개, 둘 다 되는 것 2개로 나뉘어요.
| 구분 | 품목 | 수량 제한(연간) |
|---|---|---|
| 구입품목 10종 | 이동변기, 목욕의자, 성인용보행기,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용품(매트·액·양말), 간이변기, 지팡이, 욕창예방방석, 자세변환용구, 요실금팬티 | 안전손잡이 10개, 미끄럼방지양말 6켤레, 매트·액 5개, 자세변환용구 5개, 요실금팬티 4개, 간이변기 2개, 성인용보행기 2개, 나머지는 1개 |
| 대여품목 6종 | 수동휠체어, 전동침대, 수동침대, 이동욕조, 목욕리프트, 배회감지기 | 품목당 1개 |
| 구입 또는 대여 2종 | 욕창예방매트리스, 경사로 | 경사로는 실내용이 구입, 실외용이 대여 |
전동침대와 휠체어가 왜 대여만 되는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습니다. 값이 비싸고 부피가 크기 때문이에요. 한 번 사면 160만원 한도가 그해에 거의 다 날아가는데, 어르신 상태는 몇 달 만에도 바뀝니다. 빌려 쓰면 월 대여료만 급여로 처리되니 한도가 훨씬 오래갑니다. 상태가 나빠져 다른 사양으로 바꿔야 할 때도 반납하고 교체하면 됩니다.
품목마다 내구연한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알아두세요. 지팡이처럼 짧은 것도 있고 침대류처럼 긴 것도 있는데, 그 기간 안에 같은 품목을 다시 사려 하면 급여가 안 됩니다. 정확한 연한은 제품별로 다르니 계약 전에 사업소에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신청은 확인서 한 장에서 시작합니다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순서만 알면 하루 안에 끝나기도 해요.
- 복지용구급여확인서를 찾으세요. 등급 판정 후 인정서와 함께 우편으로 옵니다. 여기에 어르신에게 인정된 품목이 적혀 있어요. 잃어버렸으면 공단 지사나 노인장기요양보험 누리집에서 다시 뗄 수 있습니다.
- 공단이 지정한 복지용구사업소로 갑니다. 아무 의료기기 판매점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지정 사업소 목록은 공단 누리집에서 지역별로 검색됩니다.
- 인정서, 확인서, 신분증을 들고 상담합니다. 어르신이 직접 못 가시면 가족이 대신 가도 됩니다.
- 제품을 고르고 계약합니다. 같은 휠체어라도 급여제품으로 등록된 모델이 따로 있어요. 등록되지 않은 제품은 아무리 좋아도 급여가 안 붙습니다.
- 본인부담금만 결제하면 끝입니다. 나머지는 사업소가 공단에 청구해요. 대여품목은 매달 대여료의 본인부담분만 냅니다.
확인서에 적히지 않은 품목이 나중에 필요해지는 일도 생깁니다. 갑자기 낙상해서 보행기가 급해졌다거나요. 이때는 공단에 변경을 신청하면 됩니다. 사업소에서 대신 처리해주는 경우도 많으니 먼저 문의해보세요.
요양병원에 계신 동안에는 쓸 수 없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요양병원은 장기요양보험이 아니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기관입니다. 입원해 계신 동안에는 장기요양 재가급여가 멈추고, 복지용구도 같이 멈춰요. 병실의 침대나 휠체어는 병원이 갖추고 있는 것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는 분들이 많습니다. 집에서 모시는 동안에는 복지용구로 침대와 이동변기를 갖춰 버티다가, 돌봄이 감당이 안 되는 시점에 병원 입원을 알아보는 식이죠. 반대로 퇴원해서 집으로 모시고 오는 경우라면 퇴원 전에 미리 사업소와 상담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전동침대는 배송과 설치에 며칠 걸립니다.
재가급여 전반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방문요양 신청 방법과 비용, 이용 시간 정리에 정리해뒀습니다. 입원 쪽을 알아보는 단계라면 내 주변 요양병원 찾기에서 지역별로 확인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남은 한도는 어디서 확인하나요?
노인장기요양보험 누리집에 공동인증서로 로그인하면 급여 이용 내역과 잔여 한도가 나옵니다. 공단 지사에 전화로 물어봐도 알려줍니다. 사업소에서도 계약 전에 조회해주는 게 보통이에요.
Q. 한도 160만원은 매년 1월에 새로 생기나요?
아닙니다. 장기요양인정 유효기간이 시작된 날을 기준으로 1년씩 돌아갑니다. 인정서에 적힌 유효기간 시작일을 확인해보세요.
Q. 인터넷에서 산 휠체어도 나중에 환급받을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급여는 지정 사업소를 통해 급여제품으로 계약했을 때만 적용돼요. 먼저 사고 나서 영수증으로 청구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Q. 사업소에서 사은품을 준다고 하는데 받아도 되나요?
현금이나 물품을 얹어주며 계약을 권하는 건 부당청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중에 수급자 쪽에도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피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Q. 대여하던 침대를 반납할 때 비용이 드나요?
수거는 대개 사업소가 처리합니다. 다만 파손이나 분실이 있으면 별도 비용을 물 수 있으니 계약서의 손해배상 조항을 계약 전에 읽어두세요.
계약 전에 짚어둘 것
- 같은 이름의 품목이라도 급여제품으로 등록된 모델인지 확인하세요. 등록 여부는 공단 누리집에서 제품명으로 조회됩니다.
- 대여품목은 월 대여료가 이어서 나갑니다. 몇 달 쓸지를 어림해보고 구입 겸용 품목은 어느 쪽이 나은지 계산해보세요.
- 어르신 체격과 집 구조를 먼저 재보세요. 문턱이나 방문 폭 때문에 전동침대가 못 들어가는 집도 있습니다.
- 같은 해에 여러 품목을 몰아 사면 한도가 금방 찹니다. 급한 것부터 순서를 정하세요.
- 상태가 바뀌면 필요한 품목도 바뀝니다. 확인서를 그대로 두지 말고 변경 신청을 활용하세요.
제도 전반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한 번에 보고 싶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 총정리도 함께 보시면 그림이 잡힙니다.
본문의 품목 구성과 한도·본인부담률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복지용구 급여 고시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세부 기준은 바뀔 수 있으니 계약 전에 공단이나 지정 사업소에 확인하세요.
이미지 출처: Hospital Bed 2011(CC0), Modern Rollator(CC BY-SA 3.0), Grabbar(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 구체적인 상담은 의료진 또는 해당 기관에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