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갑자기 거동이 불편해지면 가족은 두 가지 고민에 동시에 부딪힙니다. “어떻게 돌봐야 하나”와 “돈이 얼마나 들까”. 이때 가장 먼저 알아둘 제도가 노인장기요양보험입니다. 건강보험료에 얹어 우리가 매달 조금씩 내고 있는 돈인데, 정작 막상 필요할 때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고 지나치는 분이 많습니다.
크게 보면 세 갈래입니다. 집에서 받는 돌봄(재가급여), 시설에 모시는 경우(시설급여), 그리고 집에서 쓰는 보조기구(복지용구). 오늘은 이 세 가지가 각각 무엇이고, 본인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먼저 등급부터
혜택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갈 게 있습니다. 이 모든 급여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아야 시작됩니다. 그냥 나이가 많다고 자동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고 방문조사·등급판정위원회를 거쳐 1~5등급 또는 인지지원등급을 받아야 해요.
등급이 나오면 그때부터 “어떤 급여를 어떻게 쓸지”를 고르게 됩니다. 신청 절차가 궁금하다면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과 판정 기준 글을 함께 보시면 흐름이 잡힙니다.
재가급여 — 집에서 받는 돌봄
“가능하면 익숙한 집에서 모시고 싶다”는 가족에게 해당하는 게 재가급여입니다. 어르신을 집에 모신 채로 돌봄 인력이 찾아오거나, 낮 동안만 시설에 다녀오는 방식이에요. 종류가 꽤 여러 가지입니다.
- 방문요양 — 요양보호사가 집에 와서 식사·세면·이동 등 일상생활을 돕습니다. 재가급여 중 가장 많이 쓰는 항목이에요.
- 방문목욕 — 목욕 설비를 갖춘 차량이나 인력이 방문해 목욕을 돕습니다.
- 방문간호 — 간호사 등이 방문해 의사 지시에 따른 간호·건강관리를 합니다.
- 주야간보호 — 낮 시간 동안 어르신을 시설에서 돌보고 저녁에 집으로 모십니다. 보호자가 직장에 다니는 경우 부담을 크게 덜어줍니다.
- 단기보호 — 며칠간 시설에서 모시는 서비스. 가족이 여행·입원 등으로 잠깐 돌볼 수 없을 때 씁니다.
재가급여는 등급별로 월 이용 한도액이 정해져 있습니다. 한도 안에서 쓰면 본인은 대략 비용의 15% 정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공단이 부담하는 구조예요. 한도를 넘겨 쓰면 초과분은 전액 본인부담이 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한도액도 커지는데, 구체적인 금액은 등급별 혜택과 월 한도액 정리 글에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한도액은 해마다 조금씩 조정되니까요.

시설급여 — 요양시설에 모시는 경우
집에서 돌보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 시설급여를 고려하게 됩니다. 노인요양시설(흔히 말하는 요양원)이나, 규모가 작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입소해 24시간 돌봄을 받는 방식이에요. 보통 1~2등급처럼 돌봄 필요가 큰 경우에 주로 이용하지만, 3등급 이하라도 사정에 따라 입소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시설급여의 본인부담은 대략 비용의 20% 정도입니다. 재가급여(15%)보다 부담 비율이 조금 높은 편이에요. 다만 여기서 꼭 기억할 게 하나 있습니다. 식사비(식대)와 상급침실료 같은 항목은 비급여라서 본인부담 20%와 별개로 전액 본인이 냅니다. “월 얼마”라고 안내받은 금액 안에 이게 포함됐는지 꼭 확인하세요.
참고로 시설급여는 의료기관인 요양병원과는 다른 제도입니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어떻게 다른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차이 총정리에서 따로 다뤘으니 헷갈리신다면 참고하시면 됩니다.

복지용구 — 집에서 쓰는 보조기구
의외로 모르고 지나치는 혜택이 복지용구입니다. 재가에서 생활하는 어르신이 쓰는 보조기구를 사거나 빌릴 때 비용을 지원해 주는 항목이에요. 연간 한도(대략 160만 원 안팎) 안에서, 품목에 따라 구입 또는 대여 방식으로 이용합니다.
지원 품목은 꽤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이런 것들이 있어요.
- 구입 품목 — 이동변기, 목욕의자,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 매트, 지팡이 등
- 대여 품목 — 수동휠체어, 전동·수동침대, 욕창예방 매트리스, 이동욕조, 배회감지기 등
본인부담은 보통 가격의 15% 정도이고, 소득 수준에 따라 더 낮아지기도 합니다. 욕창예방 매트리스나 전동침대처럼 단가가 큰 품목은 대여로 쓰면 부담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어떤 품목이 본인에게 맞는지는 복지용구 사업소나 공단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어요.
재가·시설·복지용구 한눈에 비교
| 구분 | 재가급여 | 시설급여 | 복지용구 |
|---|---|---|---|
| 이용 형태 | 집에서 돌봄 / 낮 시간 시설 | 요양시설 입소 | 보조기구 구입·대여 |
| 대표 서비스 | 방문요양·방문간호·주야간보호 | 노인요양시설, 공동생활가정 | 휠체어·침대·욕창매트 등 |
| 본인부담(대략) | 약 15% | 약 20% | 약 15% |
| 한도 | 등급별 월 한도액 | 등급별 1일 수가 기준 | 연간 한도(약 160만 원) |
| 비급여 유의 | 한도 초과분 | 식대·상급침실료 | 한도 초과·비대상 품목 |
※ 위 본인부담 비율은 일반적인 기준이며,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등 소득 수준에 따라 경감되거나 면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부담은 결국 얼마나 들까
가장 궁금한 부분일 텐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달에 정확히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같은 등급이라도 어떤 급여를 얼마나 쓰는지, 식대·침실료 같은 비급여가 얼마인지에 따라 가족이 체감하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같은 1등급이어도 집에서 방문요양만 쓰는 가정과 시설에 입소한 가정은 부담이 다릅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단(국번 없이 1577-1000)에 등급과 소득 기준을 알려주고 상담받는 것입니다. 소득에 따라 본인부담을 40%·60%까지 줄여주는 경감 제도도 있으니, 형편이 빠듯하다면 이 부분을 꼭 함께 물어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재가급여와 시설급여를 동시에 쓸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같은 기간에 둘을 중복해서 이용하긴 어렵습니다. 집에서 모시다가 시설로 옮기는 식으로 전환은 가능하지만, 어떤 급여를 받을지는 보통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다만 복지용구는 재가급여와 별도 한도라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등급이 없으면 아무 혜택도 못 받나요?
장기요양 급여는 등급 판정이 전제입니다. 등급을 못 받았더라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같은 다른 복지제도가 있을 수 있으니, 주민센터나 공단에 함께 문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Q. 복지용구는 매년 새로 신청해야 하나요?
연간 한도가 매년 갱신되는 구조라, 해가 바뀌면 한도가 다시 생깁니다. 다만 같은 품목을 정해진 내구연한 안에 또 받을 수 있는지는 품목마다 기준이 다르니 사업소에 확인하세요.
Q. 가족이 직접 돌봐도 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가족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갖춘 경우 일정 조건에서 가족요양 형태로 인정받는 제도가 있습니다. 조건과 시간 제한이 있으니 자세한 건 공단 안내를 따르는 게 좋습니다.
Q. 어디서 돌봄 기관을 찾아야 하나요?
거주지 주변의 요양시설·재가기관 정보는 내 주변 요양병원·요양기관 찾기에서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용 전 챙겨둘 점
마지막으로 몇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첫째, 한도액은 해마다 바뀝니다. 작년 기준으로 계산해 두면 실제와 차이가 날 수 있으니 그해 기준을 확인하세요. 둘째, 비급여 항목(식대·상급침실료·비대상 품목)은 지원 밖이라 생각보다 금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계약 전 명세를 꼼꼼히 보세요. 셋째, 같은 종류의 기관이라도 운영 방식과 비용 안내가 제각각이니, 한 곳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두세 곳을 비교해 보시길 권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 제도 기준·금액은 시기와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담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의료진·해당 기관에 문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