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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약 종류와 부작용, 도네페질(아리셉트)과 메만틴 차이 (복용 시기·중단 기준)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고 처음 약을 타 온 날, 봉투 안에는 아리셉트라고 적힌 작은 알약이 들어 있었다. 약국에서 “저녁에 한 알”이라는 말만 듣고 왔는데 집에 와서 검색을 시작하니 메만틴이라는 이름이 자꾸 나왔다. 이건 왜 안 주셨지, 둘 중 뭐가 더 센 약이지, 평생 먹어야 하나. 질문이 꼬리를 문다.

치매약은 종류가 많지 않다. 성분으로 치면 네 가지, 작용 방식으로 나누면 두 갈래다. 그 두 갈래의 대표가 도네페질과 메만틴이다. 이 글은 네 가지 약이 어떤 단계에 쓰이는지, 부작용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약을 언제 어떻게 먹고 어떤 경우에 끊는 이야기가 나오는지를 순서대로 적었다.

치매약이 하는 일, 못 하는 일

먼저 짚고 갈 것이 있다. 지금 처방되는 치매약은 병을 되돌리는 약이 아니다. 뇌에서 줄어든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하거나 과도한 신경 자극을 줄여서 기억력·일상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쪽에 가깝다. 약을 먹고 몇 달 지나도 “좋아졌다”는 느낌이 없을 수 있다. 그게 오히려 약이 듣는 모습이기도 하다. 안 먹었을 때보다 덜 나빠진 것이니까.

이 점을 가족이 알고 있어야 중간에 “효과 없는 것 같은데” 하고 임의로 끊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치매약으로 쓰이는 알약과 PTP 포장 정제

치매약 종류 네 가지

국내에서 치매 치료 목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성분은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메만틴이다. 앞의 셋은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라는 한 계열이고, 메만틴만 ‘NMDA 수용체 길항제’로 작용 방식이 다르다.

성분 대표 상품명 주로 쓰는 단계 복용 방식 특징
도네페질 아리셉트 등 경도~중증 전 단계 하루 1회, 보통 저녁 가장 많이 처방됨. 5mg으로 시작해 10mg으로 올리는 경우가 흔함. 23mg 고용량도 있음
리바스티그민 엑셀론 패치·캡슐 경도~중등도 패치는 24시간마다 교체 붙이는 약이라 삼키기 어려운 분에게 쓰기 쉬움. 파킨슨병 치매에도 씀
갈란타민 레미닐 등 경도~중등도 하루 1회(서방형), 아침 식사와 함께 위장 부작용 때문에 식사와 같이 먹도록 안내받는 편
메만틴 에빅사 등 중등도~중증 하루 1~2회, 5mg부터 매주 늘려 20mg 유지 도네페질과 같이 쓰는 일이 많음. 두 성분을 한 알에 담은 복합제도 나와 있음

병원마다 쓰는 상품명이 다르다. 제네릭(복제약) 이름이 생소해도 성분명이 같으면 같은 약이라고 보면 된다. 처방전에 적힌 성분명을 한 번 확인해 두면 다른 병원에 갔을 때 설명하기 편하다.

도네페질과 메만틴, 무엇이 다른가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역할이 다른 약이다. 도네페질은 기억과 관련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는 걸 막아서 뇌 안에 더 오래 남게 한다. 메만틴은 글루탐산이라는 물질이 신경세포를 지나치게 자극하는 걸 눌러 준다. 초기에는 도네페질 하나로 시작하고 병이 진행해 중등도를 넘어가면 메만틴을 더하는 식이다.

구분 도네페질 메만틴
작용 아세틸콜린 분해 억제 글루탐산 과자극 차단
시작 시점 경도부터 중등도 이후
흔한 부작용 메스꺼움·설사·식욕 저하, 불면·생생한 꿈, 맥박 느려짐 어지러움·두통·변비·졸림, 드물게 혼동 심해짐
복용 시간대 저녁 복용이 많으나 불면 있으면 아침으로 바꾸기도 시간대 제한이 덜한 편,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용량 조절 4~6주 뒤 증량 여부 판단 첫 3~4주 동안 매주 5mg씩 늘림
병용 메만틴과 함께 쓸 수 있음 도네페질과 함께 쓸 수 있음
주의할 몸 상태 서맥·부정맥, 위궤양, 천식 신장 기능 저하(용량 줄임), 간질 병력

“어느 쪽이 더 센가”라는 질문은 사실 답이 없다. 단계가 다르고 겨냥하는 증상이 다르다. 초기 환자에게 메만틴을 먼저 쓰지 않는 건 약이 약해서가 아니라 급여 기준과 근거가 그렇게 짜여 있어서다.

1회분씩 나눠 담은 약봉지, 복용 시간 관리

부작용, 지켜봐도 되는 것과 바로 알려야 하는 것

도네페질 계열에서 가장 흔한 건 위장 쪽이다. 속이 미식거리고 설사를 하고 밥맛이 떨어진다. 복용 시작이나 증량 직후 1~2주 안에 나타났다가 몸이 적응하면서 가라앉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 시기에 체중이 눈에 띄게 빠지면 그냥 두지 말고 다음 진료 때 말해야 한다. 고령자에게 체중 감소는 생각보다 큰 문제다.

밤에 복용하는 분 중에 잠을 설치거나 꿈이 너무 생생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건 복용 시간을 아침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좋아지기도 한다.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소변을 더 자주 지린다는 호소도 이 계열 약에서 나온다.

진료를 앞당겨야 하는 신호는 따로 있다. 맥박이 눈에 띄게 느려지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러워 주저앉거나 실제로 쓰러진 적이 있다면 바로 알려야 한다.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는 심장 박동을 느리게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실신과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래 맥이 느리거나 심장 약을 드시는 분이라면 처방 전에 심전도를 찍어 보자는 말을 듣는 이유가 이것이다.

리바스티그민 패치는 붙인 자리가 빨개지고 가려운 피부 반응이 가장 잦다. 매일 다른 부위에 돌려 붙이고 같은 자리에는 2주 안에 다시 붙이지 않는 게 기본이다. 떼어낸 패치는 반으로 접어 버린다.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만지면 위험하다.

메만틴은 전반적으로 위장 부작용이 적은 대신 어지러움과 두통, 변비가 나온다. 드물지만 증량 중에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 보이거나 흥분하는 모습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용량을 올리는 속도를 늦추는 식으로 조정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분은 처음부터 용량을 줄여 쓴다.

복용 시기, 그리고 빼먹었을 때

도네페질은 하루 한 번이다. 몸속에 오래 머무는 약이라 하루 정도 빼먹었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생각났을 때 두 알을 한꺼번에 먹지 말고 다음 날 평소 시간에 한 알만 먹으면 된다. 며칠 이상 연달아 빠뜨렸다면 다시 시작할 때 의사와 상의하는 게 안전하다. 처음 용량으로 돌아가 다시 올려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메만틴도 하루 한 번 또는 두 번인데, 하루에 두 번으로 나눠 드시는 분이 한 번을 놓치면 다음 복용 시간에 평소 양만 먹는다. 역시 두 배로 먹지 않는다.

치매 환자에게 복약은 환자 본인이 아니라 가족의 일이 된다. 본인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을 못 하니 두 번 먹거나 아예 안 먹는 일이 반복된다. 요일별 약통이나 1회분씩 나눠 담은 약봉지, 약 먹는 시간을 알려 주는 자동 약통 같은 도구를 일찍 쓰는 편이 낫다. 복용 관리가 더는 집에서 안 되는 시점이 요양 시설이나 요양병원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처방전을 확인하는 약사, 치매약 복약 상담

치매약은 언제 끊나

이 질문이 제일 어렵다. 명확한 숫자로 된 기준은 없다. 보통 아래 상황에서 의료진이 중단을 꺼낸다.

  • 견디기 어려운 부작용이 계속될 때. 체중이 계속 빠지거나 서맥·실신이 반복될 때
  • 병이 말기에 접어들어 거의 누워 지내고 말로 소통이 어려우며 삼키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을 때. 이 단계에서는 약을 유지해도 얻는 게 적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 약을 먹기 시작한 뒤에도 악화 속도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판단될 때
  • 약 먹는 것 자체를 환자가 거부하거나, 삼키다 사레가 들려 흡인 위험이 커질 때

중요한 건 가족이 알아서 끊지 않는 것이다. 도네페질을 갑자기 끊고 몇 주 안에 인지 기능이 눈에 띄게 떨어진 사례가 보고돼 있다. 끊은 뒤에 되돌리면 이전 수준으로 안 올라오는 경우도 있어 담당 의사와 상의해 줄이거나 멈춘다. 끊고 나서 2~3개월 정도는 변화를 더 꼼꼼히 봐야 하고, 눈에 띄게 나빠지면 다시 시작하는 쪽으로 의논하게 된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치매약은 대부분 이어서 처방된다. 입원 전에 먹던 약 목록과 처방전을 반드시 챙겨 가야 한다. 어떤 병원이 치매 환자를 많이 보고 있는지는 요양병원 찾기에서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다.

급여 기준과 비용 이야기

치매약은 아무에게나 급여가 되는 건 아니다. 인지검사 점수(MMSE·CDR·GDS)로 단계를 확인해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투약을 시작한 뒤에도 보통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검사를 다시 받아 기준을 유지하는지 본다. 검사 종류와 비용은 치매검사 받는 방법과 비용 글에 정리해 두었다.

약값 자체는 급여가 적용되면 월 1~3만원 안팎인 경우가 흔하다.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하고 소득 기준에 맞으면 치매치료관리비 지원으로 월 3만원 한도 안에서 약값과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치매안심센터 이용법에 적어 두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매약 부작용으로 식욕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복용 초반 1~2주면 적응되는 분이 많다. 식사와 함께 먹거나 복용 시간을 바꾸는 것으로 나아지기도 한다. 체중이 2~3kg 이상 빠지거나 2주 넘게 이어지면 진료를 앞당기는 게 좋다.

Q. 도네페질 저녁 복용인데 자꾸 악몽을 꾼다고 합니다.
이 약의 알려진 부작용이다. 담당 의사에게 말하면 아침 복용으로 바꿔 보자고 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만으로 좋아지는 분이 꽤 있다.

Q. 아리셉트와 메만틴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작용 방식이 달라 함께 쓸 수 있고, 중등도 이후에는 같이 처방하는 일이 흔하다. 두 성분을 한 알에 넣은 복합제도 처방된다. 함께 쓸 때는 급여 기준이 따로 있어 검사 점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Q. 글리아티린(콜린알포세레이트)도 치매약 아닌가요?
치매 치료제로 분류되는 약은 아니다. 뇌 기능 개선제로 처방되는데, 치매 진단이 없는 경우에는 2020년부터 급여가 줄어 본인부담이 80%로 올라갔다. 치매약을 대신하는 약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 두는 게 좋다.

Q.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약을 거기서 알아서 주나요?
입원 중에는 병원 처방으로 이어진다. 이전에 어떤 약을 어떤 용량으로 먹었는지 자료가 없으면 처음부터 다시 맞춰야 할 수 있으니 처방전과 약 봉투, 가능하면 최근 인지검사 결과지를 함께 가져가는 게 좋다.

주의사항

  • 약을 끊거나 용량을 바꾸는 결정은 반드시 처방한 의사와 상의한다. 가족 판단으로 갑자기 멈추지 않는다
  • 다른 병원에서 수면제·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일부 감기약·방광약·멀미약)을 처방받을 때 치매약 복용 사실을 알린다. 서로 효과를 상쇄하거나 혼동을 키울 수 있다
  • 맥박이 느려지거나 실신한 적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알린다
  • 패치형은 붙인 위치를 기록해 두고, 떼어낸 패치는 접어서 버린다
  • 인터넷에 떠도는 “치매가 낫는다” 식의 광고 문구는 걸러 듣는다. 현재 쓰이는 약은 모두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쪽이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 구체적인 상담은 의료진 또는 해당 기관에 문의하세요. 약의 용량·복용 방법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처방 의사의 지시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ℹ️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상황에 대한 판단은 해당 기관이나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