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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 거부 방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과 등록 기관 (연명의료결정제도 정리)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들어가신 지 반년쯤 지났을 때, 병원에서 연명의료 이야기를 꺼냈다는 분이 계셨어요. 심폐소생술을 할지, 인공호흡기를 달지 미리 정해두면 좋겠다는 말이었죠. 막상 그 자리에서는 아무도 대답을 못 했다고 해요. 어머니 본인 생각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은 말로만 남겨두면 나중에 효력이 약해요. 법에서 정한 서류로 남겨야 의료 현장에서 그대로 따를 수 있습니다. 그 서류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고, 이미 병이 깊어진 뒤라면 연명의료계획서를 씁니다. 어디서, 어떻게 쓰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어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뭔지부터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흔히 연명의료결정법이라고 부르는 법에 근거한 제도예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임종이 가까운 상태라는 판단이 나왔을 때, 생명만 늘리는 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명의료는 범위가 정해져 있어요. 처음에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네 가지였고, 2019년 3월부터 체외생명유지술(ECLS),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가 더해졌습니다. 담당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술도 포함될 수 있어요.

반대로 거부해도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통증을 덜어주는 처치, 영양분과 물 공급, 산소 공급은 연명의료를 중단해도 계속합니다. “치료를 안 한다”가 아니라 “생명만 늘리는 처치를 안 한다”에 가깝다고 보면 이해가 쉬워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서류와 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 무엇을 써야 할까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데, 쓰는 사람과 시점이 달라요. 건강할 때 미리 써두는 쪽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이미 말기이거나 임종과정에 들어선 환자가 담당의사와 함께 쓰는 쪽이 연명의료계획서입니다.

구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대상 19세 이상 누구나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
작성 장소 보건복지부 지정 등록기관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둔 의료기관
누구와 쓰나 본인이 직접, 상담사 설명 후 환자 요청으로 담당의사가 작성
건강 상태 상관없음 (건강해도 가능) 의사의 말기·임종과정 판단이 있어야 함
비용 등록기관 작성 시 본인 부담 없음 의료기관마다 다를 수 있음
변경·철회 언제든 가능 언제든 가능

부모님이 아직 대화가 가능하고 판단력도 괜찮다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먼저 권하는 경우가 많아요. 치매가 진행되면 본인 의사를 확인하기 어려워지니까 시기를 너무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방법, 순서대로

절차 자체는 생각보다 단순한 편이에요.

  1. 등록기관 찾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lst.go.kr)에서 지역별 등록기관을 검색할 수 있어요. 지역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일부 병원과 비영리법인이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방문 전에 전화로 상담 가능한 시간을 물어보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어요.
  2. 본인이 직접 방문. 대리 작성은 안 됩니다. 신분증을 꼭 챙기세요.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라면 방문 상담이 되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3. 상담 받기. 상담사가 연명의료의 종류, 중단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 호스피스 이용 방법, 철회 방법 등을 설명해 줍니다. 20~30분 정도 걸리는 경우가 흔해요.
  4. 작성과 등록. 거부할 항목을 본인이 고르고 서명하면, 등록기관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데이터베이스에 올립니다. 이때부터 전국 의료기관에서 조회할 수 있어요.
  5. 등록증 받기. 원하면 등록증을 따로 발급받을 수 있어요. 없어도 효력은 같지만, 가족이 알아두기에는 편합니다.

작성한 내용은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고치거나 없앨 수 있어요. 등록기관을 다시 찾아가면 됩니다. 한 번 쓰면 끝이라는 부담은 안 가져도 돼요.

등록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을 받는 모습

서류를 써뒀다고 바로 중단되는 건 아니에요

여기서 오해가 많아요. 의향서를 썼다고 해서 병원에 실려 가는 순간 연명의료가 자동으로 멈추는 게 아닙니다.

먼저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의사 1명, 이렇게 2명이 환자가 임종과정에 있다고 판단해야 해요. 그다음 환자에게 의향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데, 환자가 의사 표현을 못 하는 상태라면 담당의사가 등록된 의향서를 근거로 판단합니다. 이 과정이 끝나야 실제로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결정을 실제로 이행하려면 그 의료기관에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있어야 합니다. 직접 두지 않은 곳은 공용윤리위원회와 위탁 협약을 맺어 처리하기도 해요. 요양병원 중에는 윤리위원회를 두지 않은 곳이 아직 적지 않은 편이라, 이 부분은 입원 전에 꼭 물어볼 만해요.

본인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때, 가족이 할 수 있는 것

미리 써둔 서류가 없고 환자가 의식이 없다면 가족 진술로 결정하는 길이 있어요. 경우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상황 필요한 것
환자가 평소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경우 가족 2명 이상이 같은 내용으로 진술 + 의사 2명 확인
환자의 평소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 + 의사 2명 확인

여기서 가족은 19세 이상 배우자, 자녀·손자녀 같은 직계비속, 부모 같은 직계존속을 말해요. 이들이 없을 때만 형제자매가 들어갑니다. 가족 전원 합의가 필요한 경우엔 연락이 끊긴 형제 한 명 때문에 결정이 몇 주씩 늦어지기도 해요. 그래서 본인이 미리 써두는 쪽이 가족 부담을 훨씬 덜어줍니다.

평소 부모님과 이런 얘기를 나눌 기회가 적었다면, 요양병원 입원을 준비하면서 같이 꺼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부모님 요양병원 모시기 전 가족이 정해둘 것들에서 보호자 지정, 비용 분담과 함께 정리해 뒀어요.

병상의 어르신 손을 잡아주는 가족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이라면 확인할 것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 상태라면 상황이 조금 달라요. 이미 말기 진단을 받았다면 의향서보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쓰는 게 맞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 윤리위원회가 있는지, 없다면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봐야 하고요.

병원을 고르는 단계라면 상담할 때 이렇게 물어보세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이 가능한지, 임종기 돌봄은 어떻게 하는지, 호스피스로 옮겨야 하는 시점은 언제쯤인지요. 호스피스와 요양병원의 역할 차이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와 요양병원 차이에서 따로 다뤘어요. 지역별로 병원을 비교해 보고 싶다면 내 주변 요양병원 찾기에서 위치와 기본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비용이 있나요?

지정 등록기관에서 상담받고 작성하면 본인이 내는 비용은 없어요. 보건소나 건강보험공단 지사가 가까우면 그쪽이 부담 없이 찾아가기 좋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부모님도 쓸 수 있나요?

본인이 연명의료의 의미를 이해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태라면 가능해요. 다만 상담 과정에서 의사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이면 작성이 어려울 수 있어서, 초기일 때 서두르는 편이 낫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여부는 어디서 조회하나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에서 본인 인증 후 조회할 수 있어요. 의료기관은 환자가 오면 시스템으로 등록 여부를 확인합니다.

연명치료를 거부하면 진통제도 못 맞나요?

아니에요. 통증 완화, 영양과 물 공급, 산소 공급은 계속됩니다. 연명의료 유보·중단은 생명만 늘리는 특정 처치에 해당하는 이야기예요.

가족이 반대하면 의향서가 무효가 되나요?

본인이 적법하게 작성·등록한 의향서는 가족 동의를 따로 요구하지 않아요.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갈등이 생기기 쉬우니, 써둔 뒤에 가족에게 미리 알려두는 게 좋습니다.

작성 전에 알아둘 주의사항

  • 대리 작성, 우편이나 온라인 단독 작성은 인정되지 않아요. 반드시 등록기관에서 상담을 거쳐야 합니다.
  • 등록기관이 아닌 곳에서 받은 비슷한 양식(유언장, 개인 메모 등)은 법적 효력이 다를 수 있어요.
  • 제도 세부 내용은 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으니, 작성 직전에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나 등록기관에 최신 기준을 확인하세요.
  • 의료기관마다 윤리위원회 운영 여부와 절차가 다를 수 있어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안내이며, 구체적인 상담은 의료진 또는 해당 기관에 문의하세요.

ℹ️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상황에 대한 판단은 해당 기관이나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